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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경험자 S씨의 이야기 - 자유인이 된 도둑(3)
그곳에서 같은 또래로부터 대마초를 알게 되었고, 우린 당시 용산역이나 제기동 약재상 등지에서 대마씨앗(속칭 : 마쟁이)를 구해서 피우게 되었다.
약만 먹으면 한결같이 구토가 나오던 현상(속칭 : 쌩킹)을 잠재우기 위해 약은 항상 복합적으로 사용하였고, 때론 그런 약물에 대한 집착으로 상상도 할 수 없는 행동들을 하곤했다. 약물은 내 생활이 되어버렸고, 삶은 소망을 잃어버린채 하루하루 외줄타는 광대처럼 아슬아슬하게 살아가는 하루살이 인생이 되어버렸다.
불과 2, 3년 동안의 지속적인 약물사용은 내 영적인 파괴와 미래가 없는 삶을 만들었고, 신체적 성장을 멈추게(중3때 신장이 170cm는 현재 나의 신장이다.)했다.
온갖 비행과 범죄에 연루되어 있었던 나였지만 당시 B도시엔 경찰서가 없었고, A도시의 경찰서에 모든 지휘체계가 연결되어 있었던 탓에 조금은 치안상태가 허술했다. 덕분에 난 소년원에 가질 않았다. 물론 여러 번 폭력사고로 파출소에 연행된 사고는 있었지만 학생이란 신분과 조금은 요행도 따라 주어서 전과사실은 없었다. 그러던 중 군대 영장이 나왔다. 그런와중에 군입대전 애인도 변심했고, 나는 탈영을 결심했으나 군입대 6개월 뒤 장기휴가를 약속한 집안 어른의 권유로 탈영을 포기했다.
군 생활 6개월만에 첫 휴가를 나와서 사회에서 그동안 어울리던 선. 후배들과 지내며 고심하던 끝에 내 왼쪽 손가락을 자르고 말았다. 난 소속부대로 연행되어 불명예 제대란 씻을 수 없는 인생의 오점과 내게 건강한 육신을 허락한 하나님과 육신의 부모님께 평생토록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
어머니와 가족들은 한동안 충격에서 벗어나질 못하셨고, 내게 신앙으로 모든 것을 벗어버리고 돌아오라는 어머니의 간절한 바램을 뒤로한 채 나는 과가 생활로 귀속했다. 나의 삶은 약물에 너무 익숙해져 있었고, 그것이 내 얼룩지고 깨어진 인생을 위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그 후 얼마 되지 않아서 내게 처음으로 대마초를 알려준 친구는 삶을 비관하여 자살하고 말았다. 약물로 인한 우울증 증세였다.
그 사건의 충격으로 깊은 슬픔에 빠진 나는 더 깊이 약물에 젖어들었다. 약물로 손가락을 잃었고, 가장친한 친구를 잃었던 나에겐 자살하고픈 충동이 계속 다가왔다. 기절할 정도의 약과 대마초를 복합적으로 사용해서 인사불성의 모습을 하고, 길바닥에 엉금엉금 기어다니기를 매일처럼 반복해갔다.
그렇게 생활하던 중에 조직의 선배들과 불교계의 종교사건에 연루되었고, 내가 데리고 다니던 후배들이 신종 범죄사건으로 언론기관에 대서특필되는 대형 조직범죄가 터지면서 나는 교사혐의라는 얼토당토않은 혐의로 수배를 받기에 이르렀다.
그 당시 선배들의 배려로 D지역에서 그곳 폭력배들의 도움으로 도피생활을 하게 되었는데, D지역이라는 곳이 지망도시이긴 하지만 군사도시고, 소비도시라는 특성상 약물이 굉장히 만연해있었다. 당시 D지역에는 미군부대에서 유출되는 마리화나를 비롯한 해시시 등 각종 마약들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도피생활을 하는 나에게 무료한 시간을 보내는 가장 좋은 것은 약물뿐이었고, 그곳 폭력배들도 조직을 지탱해 나가기 위해서는 약물이 필요했다. (폭력배들은 유흥업소 종사자들과 사창가 종사자들에게 돈을 받고 판매하지는 않았지만 그런 각종 약물을 제공해 주고 그곳에 기생하며 살아갔다.) 또한, D지역 일대는 지역 특성상 자연 대마를 체취 하기에 굉장히 용이한 지역이었다.
밤이면 약물로 지탱해 가던 내 생활은 망가질 대로 망가져서 유흥업소를 전진하는 직업외엔 아무런 단순노동조차도 할 수 없는 무기력증에 빠지고 말았다. 나도 모르는 사이 무기력증에 빠지고 만 나로선 약물 없이는 그런 유흥업소의 지배인조차도 할 수가 없었다.
반복되는 약물에 취해 있었기에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을 뿐 이미 오래 전에 나는 약물중독이 되어 있었다. 도피생활 4년만에 모든 사건이 종결처리 되었다는 소리를 듣고 집으로 올라왔다. 그 후 B도시에 와서는 이전까지의 어울렸던 부류가 아닌 새로운 부류들과 어울렸다.
그야말로 부유한 환경을 지닌 새로운 약물친구였다. 약물에 빠져서 보내는 것이 내 삶의 전부였다. 약물에 의존하는 일례로 한 밤중에 약에 취해 있다가 모자라는 듯 느껴지면, 한 대의 대마초를 채취하려고 전국으로 과거에 자연대마를 채취했던 곳으로 달려가곤 했다.
새벽 1시고, 2시고 무작정 대마를 구하겠다는 일렴으로 말이다. 그렇게 보내는 내게 사회에 적응한다는 것은 무리였고, 난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는 압박감에 시달리며 심한 우울증에 빠지게 되었다.
약물을 했을 때의 느낌도 처음에 접했을 때의 느낌과는 상이한 것이 실한지는 이미 오래 된 상태였다. 모든 약물을 끊을 수 있기에는 나는 너무 깊은 수렁에 빠져갔다.
약물로 인한 금단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기억력감퇴는 말할 것도 없고, 급격한 체중감소와 폭력적이고, 충동적인 성격으로 변해갔으며, 단순한 자극에도 흉기를 드는 일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런 와중에 내게 심한 탈모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국내에 유명한 피부과 병원은 다 다녀 보았지만 치유되질 않았고, 점점 심해져서 몸에 있는 모든 털이 다 빠져버리는 정도였다.
흡사 외국영화의 외계인 E.T처럼 모근자체가 없는 그런 모습이 되어버렸다. 눈썹마저 빠져버린 내 모습 거기에다 손가락까지 없는 내 모습은 문둥병자와 조금도 차이가 없었다. 난 그 후로 사람이 많은 곳을 피해 다녔고, 대낮에는 거의 활동을 하지 못하였다. 밤에도 벙거지 모자를 눌러쓰는 등 변장한 모습으로 환한 곳을 피해 다녀야만 했다. 병원에서 1년이상 치료를 받아 보았지만 허사였다.
약물로 인해서 영적인 파괴는 물론 육체적인 파괴마저 겪게 된 나는 심한 피해의식에 시달리는 만신창이가 된 것이다. 정신병을 앓고 있는 문둥병자의 모습과 같은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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