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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경험자 S씨의 이야기 - 자유인이 된 도둑(1)
그 세월 나는 내 삶의 위로가 피로했고 피난처가 필요했다.
그러한 연유로 시작되었던 여행은 환각과 쾌락으로 덧입혀진 삶의 모습이 되었고, 차츰 내 삶은 무력감에 시달려야만 했다.
좌절과 체념.
이리저리 얽혀진 매듭의 끈이 어디고 비상구가 어디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미로 속을 헤매던 도둑에게 한줄기 빛이 보였다.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비상구라 생각한 도둑은 필사의 노력을 다하여 혼자서 그곳을 빠져나오려고 하였다. 하지만 이미 도둑의 영혼과 육신은 너무 많은 상처와 아픔으로 지쳐있었다.
혼자의 힘으로는 도저히 빠져 나오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은 도둑은 밖으로 나가고 싶다는 희망만을 품은 채 지친 영혼과 육신으로 체념의 잠을 청할 수밖에 없었다. 오랜 시간 체념의 잠을 자고 있는 그를 깨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의 어머니였다.
도둑이 집을 나선지 16년, 도둑의 어머니는 그 오랜세월을 눈물로 하나님께 기도하여 아들의 탐욕과 환락으로 얼룩진 죄악의 삶에 대해서 용서를 구했고, 피라미드 속에서 구원해 주길 간청했다.
마침내 도둑은 하나님이 던져준 구원의 밧줄을 잡을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잃어버렸던 16년의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서 도둑의 모습을 벗기 위해 때때로 처절하기까지 한 세상 속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이제와는 다른 꿈과 소망이 있는 여행길을 소망하면서 어두웠던 피라미드 속의 세월을 조심스럽게 고백한다.
작은 시골마을에서 독실한 기독교 가정의 2남 3녀의 막내로 태어난 나는 유년시절 모태신앙으로 선택의 여지도 없이 교회를 다녀야만 했다. 내가 7살이 되던 어느 주일날이었다.
친구들과 노는 것이 좋아서 교회를 가지 않겠다던 내게 어머니는 밥을 굶기겠다고 하셨고 끝내 교회를 가지 않았던 7살의 어린 나는 그 날 밥을 굶게 되었다.
철저한 신앙교육을 제외하면 모든 것에 넉넉하시고 온화하셨던 내 어머니와 아버지. 그런 부모와 형제들 속에서 막내인 난 귀여움을 독차지하며 자라났다. 그런 환경 탓에 나는 높은 자존감(自尊感)을 지닌 씩씩한 어린이로 자라났다. 행복했던 우리 가정에 어둠이 드리워진 것은 내가 초등학교 2학년 때이다.
아버지께서 갑자기 심장마비로 돌아가신 것이다. 차츰 우리 집 가정형편은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성격이 활달했던 나는 초등학교에서 중학교까지 한 두번을 제외하곤 전교에서 늘 1등을 한 ... 학교에서 칭찬만 듣던 모범생이었다. 그리고 초등학교 때 소년체전에 출전한 육상선수로 중학교 때는 남들보다 큰 신체조건 때문에 씨름선수로 활동할 정도로 운동도 잘했다.
운동도 공부도 잘했던 난 늘 칭찬 속에서 살았기에 편모슬하에서 자라면서도 구김이 없었다. 그런 내게 삶이 바뀌는 시간이 찾아왔다. 시골에서 공부시키기엔 아깝다며 큰 도시에 가서 공부시키라는 시골 중학교 교감선생님의(이분은 돌아가신 내 아버지의 절친한 친구셨다.) 권유로 중학교 3학년때 B도시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나의 어릴 적 꿈은 육사를 졸업해서 훌륭한 장군이 되는 것이었지만 이사오면서 내 꿈은 산산조각 나버린다. 누구의 잘못도 아닌 나의 잘못으로......
나는 전학 온 시골뜨기치곤 학교생활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 그때까지 공부도 잘했고 체격도 워낙 또래들보다 커서 텃새 같은 것은 당하지 않았다.
중학교 졸업이 다가왔고 B도시에서 명문 고라는 B고교에 입학했다. 문제는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새로 사귄 친구들은 B도시에서 얘기만 하면 다 아는 부유한 가정의 아이들이었고, 우리 집은 그들과 비교도 할 수 없는 단칸 셋방에서 엄마, 형, 누나와 함께 네 식구가 발가락을 맞대고 잠을 자야하는 처지였다.
그때까지 자신에 차있던 내 자존감(自尊感)은 땅에 곤두박질치고 말았다. 방과후 집에 오는 것이 점점 싫어졌고, 우리 집 환경이 창피하게 느껴지곤 했다. 그때부터 겉돌기 시작했고, 부자친구들을 리드하기 위해서 나의 비행은 서서히 태동되었다. 그러다 보니 학교공부와 교회는 내게서 차츰 멀어지기 시작했다. 잘사는 친구들에 대한 괜한 자격지심(自激之心)이 발동했고, 허전하고 상한 내 심정을 위로라도 하듯 유복한 집안의 애들만 골라서 괴롭히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잦은 가출과 술, 담배, 여자친구들을 사귀기 시작하였고, 점점 그런 생활에 익숙해져 갔다.
인천, 광명 등 인근도시를 원정 다니면서 패싸움을 하고, 학교 내 불량서클도 결성했다. 또래는 물론이고 1, 2년 선배들마저 괴롭히고, 돈을 갈취하는 학원폭력의 온상이 되어갔다.
그러나 그런 온갖 비행과 술과 담배 여자등 그 어떤 것으로도 내 구멍난 마음이 메워지지 않았고, 메워지기는커녕 점점 더 큰 공허함만 다가왔다.
내겐 무언가 날 위로하고, 위로 받을 수 있는 돌파구가 필요했다. 그때 접하게 된 것이 본드(당시 속칭 : 뽀데기)였다.
그 당시 학교를 입학하지 못했거나 중학교 때 퇴학당한 우리의 친구들이 학교 밖에서 새로운 서클을 형성하고 있었는데, 학교 다니는 애들(속칭 : 학삐리)은 그 모임에 받아주질 않았었다. 하지만 당시 나는 C지역에서 잘 나가던 학삐리였고, 나처럼 가난한 그 애들이 가정환경의 동질 감으로 나를 모임에 받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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