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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경험자 K씨의 이야기-
12년 전, 친구의 권유로 필로폰을 처음 경험하게 되었다. 아마도 내가 평소 믿는 친구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서 권유를 받았다면 나는 ‘NO’라고 거절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좋아하고 꾀나 가깝다고 생각한 친구가 나를 마약의 길로 인도하리라고는 생각 치 못했다.
그 이후로는 내가 마약을 찾아 다녔던 것 같다. 그 한번의 경험이 너무나 좋아 2년 가까이 투약을 하고 난 후 내 주위에 남은 것은 황폐해져 버린 내 몸 뿐 이었다. 심한 정신분열증세와 편집증으로 몇 개월 넘게 고생을 많이 했고, 지금까지도 나는 항우울제를 먹지 못하면 거의 잠을 자지 못한다.
몸을 어느 정도 추스르고 나서 살기위해 돈을 벌려 했지만 C형 간염이 직장 생활을 시작하게 하는데 많은 걸림돌이 되었고, 가까스로 시작한 직장생활도 신경만 쓰면 머리가 아파 정말 힘든 나날의 연속이었다. 부자는 아니지만 필로폰을 하기 전까지 돈 걱정이 없이 살던 내가 이젠 하루하루 먹고 살기위해 발버둥을 쳐야 할 때, 정말 후회도 많이 되었다.
한편, 그러면서도 주변의 유혹은 끊이질 않았고 그 유혹의 손길들을 완전히 단절치 못하고 살던 차에 나는 공황장애까지 앓으며 엄청난 공포를 느꼈고 폐색전증으로 폐동맥이 막혀 2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겼다. 폐색전증이 약물중독자의 후유증이라고는 볼 수 없으나 나 같은 경우는 불결한 주사기 사용했고, 또 이물질이 혈관에 많이 투입되어 이 병이 생긴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약물로 구치소 생활까지 하게 되었다. 몇 년간 이뤄놓은 작은 기반이 송두리째 무너지게 되었고, 경제적인 기반 뿐 아니라 가족이나 주위의 냉대는 나를 더욱 견딜 수 없게 했다. 구치소에서 3개월 넘게 생활하면서 내가 수십 번 되뇌었던 것은 좌절이 아닌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자는 다짐이었다. 이제는 정말 단약을 하자는 다짐.....
실은, 나는 마약을 처음 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그런 생각을 했었다.
- 약물로 인한 쾌락은 그 쾌락보다 더 큰 고통을 수반한다고 -
(인천마약퇴치운동본부 소식지/ 2005 겨율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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