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는 친구의 소개로 지금의 남편을 만났고 그때 제 나이는 26세였습니다. 당시, 남편은 가라오케를 하고 있었고 남편과 나는 1년 정도 연애 끝에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남편은 나에게 말했습니다. 재혼한 부모는 자신을 버렸고 어린 시절부터 외할머니의 품에서 자라온 자신은 가정에 대한 상처와 고통이 있다고....... 때문에 만약 나와 가정을 이룬다면 아름다운 가정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그 말을 하는 남편에게 저는 막연한 연민과 동정을 느꼈고 결혼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름다운 가정을 이루고 싶다는 남편의 말은 신혼 초부터 산산조각 나기 시작했습니다. 실은 남편은 십대 때부터 외로움과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 알약과 대마를 사용했건만 저는 약에 대해 전혀 몰랐습니다. 연애하던 시절에도, 심지어 결혼을 결정할 당시에도, 남편이 약을 한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습니다. 결혼 당시 남편은 필로폰에도 몇 번의 손을 댄 상태였지만 아직 깊이 빠지지 않은 때였고 대마와 알약을 사용했지만 저에게 전혀 티를 내지 않았던 것입니다. 제 결혼 생활에서 행복한 시기는 단 3개월 - 남편이 약을 한다는 것을 몰랐던 단 3개월 - 뿐 이었던 같습니다. 결혼해서 남편과 매일매일 같이 살다보니 남편의 모습은 점점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대마를 사용하면 남편은 눈동자가 축 쳐지고 무력해 보였습니다. 심지어 가라오케에서 남편과 같이 카운터를 보던 동생이 ‘형부가 옥상만 올라갔다 오면 이상해.’하고 나에게 말하곤 했습니다. 처음에 남편이 대마를 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저는 몹시 충격을 받았지만 남편은 총각시절에도 대마 때문에 구속 되었는데 시어머니가 구속된 지 한 달 만에 빼줬다고 아무렇지 않게 말할 뿐이었습니다.
결혼하고 남편은 압구정동에 큰 가라오케를 차렸습니다. 1980년대인 그 당시만 해도 가라오케가 우리나라에 없었고, 일본 관광객을 상대했던 우리 사업장은 곧 어마어마한 수입을 올렸습니다. 예를 들어, 그 당시에 하루에 700만원정도의 현금이 매일같이 들어왔습니다. 결국, 유명해진 우리 가게는 유명 연예인이 밤낮없이 드나들기 시작했고 그와 동시에 각종 깡패, 어깨, 건달, 양아치들의 온상지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한번은 가게에 온 손님을 우리 집에 멋모르고 숨겨 주었다가 새벽에 시퍼런 칼을 들이댄 채 조직 폭력배들이 우리 집에 들이 닥쳐 공포에 질린 적도 있었습니다. 때문에 저는 가게가 아무리 잘되어도 이런 어두운 환경 때문에 마음이 늘 편하지 않았고, 그와 비례해서 남편의 약물문제는 점점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늘 일 때문에 매일 새벽 6시에 들어와서 잠깐 자고 오후 1,2시가 되면 가게로 사라졌습니다. 남편과 대화를 할 시간이 없었고, 심지어 남편은 금요일이 되면 경마장으로 향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 때 이미 남편은 마약과 경마에서 손을 땔 수 없는 상태였던 것 같습니다. 저는 남편의 행동에 대해 하소연을 해 보았지만 막을 길이 없었고 한 1년 정도 약과 경마에 몰두한 결과 남편이 경영하던 몇 억짜리 가게가 순식간에 빚으로 다른 사람에게 넘어갔습니다.
결혼하고부터 3년....... 어마어마한 돈방석에 올랐지만, 남편이 약과 경마를 한다는 것을 알게 된 고통스런 세월이었습니다. 그때 이미 저는 정신적인 충격과 그로인한 신경쇠약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신경을 너무 많이 쓴 탓인지 시력이 점점 희미해져 모든 것이 흐릿하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한 번은 온갖 걱정에 힘없이 백화점을 지나가는데 지나가는 사람이 얼굴이 너무 안 좋아 보인다며 강아지를 키워보라고 권유할 정도였습니다.
저는 점점 수렁에 빠진 듯 모든 생활에 의욕을 잃었으며 평소 친하던 친구들이나 사람 만나는 것도 귀찮아졌습니다. 즉, 우울증에 결려 자살을 결심하고 어느 날 화장실로 들어가 문을 걸었습니다. 손목에 칼을 들이대고 손목을 긋는 시늉을 하며 손목을 확~~ 그으려다 문뜩 ‘내가 왜 이러고 있나’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정신을 차리고 겨우 자살시도를 멈추었습니다.
그 시기에 남동생이 우연히 저의 집에 와서 교회에 나가자고 권유했습니다. 나의 사정을 모르고 있었던 동생은 그냥 평소처럼 나를 위해 기도하다가 누나의 상황이 요즘 안 좋아지는 것 같다는 막연한 불안감에 나를 찾아온 것입니다. 남동생의 도움과 권유로 그 때 처음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신기했던 것은 교회를 나가며 안 보였던 눈이 정상으로 돌아오고 내 심신과 영혼이 맑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남동생의 권유로 처음에 교회를 간 날, 저는 영문도 모른 채 1시간 반 동안 하염없이 울었고 그동안 나를 얽매었던 정신적 고통의 베일이 벗겨지는 듯 했습니다.
어쨌든, 그때부터 저는 남편이 가져다 준 정신적인 충격에서 헤어 나와 미래의 삶에 대한 대책들을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마약과 도박으로 내리막길을 걷는 가정을 위해 저는 곳곳에 땅을 사서 분산 투자를 했습니다. 또 우리가 운영하던 나이트클럽을 빨리 접고 남편이 올바른 가정에서 평범한 남자로 살아가게 해달라고 계속 기도했습니다. 구체적으로 기도했습니다. 그나마 하나 남아있는 나이트클럽이 빨리 망하게 해달라고. 그러자 우연치 않게 기도한 지 몇 개월 만에 나이트클럽이 팔렸고 남편의 도박 문제를 이미 알고 있는 클럽 인수자는 건물 값을 남편이 아닌 저에게 주었습니다. 그 당시 2억 정도 되는 돈을 손에 쥘 수 있었습니다.
남편은 그 사실을 알자마자 나에게 그 돈을 당장 내 놓으라고 추궁했고, 저는 이혼해주는 대가로 돈을 주겠다고 남편에게 말했습니다. 당시 남편은 이혼을 원하지 않았는데, 나는 그 심리를 이용해서 라도 하루라도 빨리 남편과 남편의 약과 도박문제와 영원히 이별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
HOME l 상담 및 마약류회복 l 마약류 회복관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