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회복의 태동 (回復의 胎動)
그 같이 내가 유치하고 자기 파괴적인 정신박약아라는 사실에 처음 눈뜨게 된 것은 2003년도의 1월의 아주 추운 날 이었다. 어머니께서는 대가 쎄시고 아주 독선적인 여장부 스타일의 전형 같은 분이었다. 그 추운 겨울날의 전주교도소 면회실에서 내가 느낀 어머님은 예전의 그분이 더 이상 아니셨다. 하나뿐인 아들을 옥에 보내고 마음 편할 어머니가 이 땅에 어디 있겠는가? 바로 그런 여느 어머니의 모습으로 내 눈에 비춰진 것은 그 때가 처음이었다. 카랑카랑하셨던 목소리에서는 힘이 빠져 계셨고 꼿꼿하시던 자태는 여느 할머니의 그것으로 바뀌어져 있음을 난 그때서야 처음 느꼈던 것이다. 난 그때 처음으로 내 자신에 대한 소모를 중단하고 진지하게 단약을 결심했다. 마약을 투약하는 행동은 결코 문제 행동의 시작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문제 행동과 문제 사고의 결과가 마약 투약으로 귀결된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대부분의 마약 사용자는 이 같은 내 의견에 동조하리라.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인 것을 지금 나는 느낀다. 단약의 결심으로 문제행동이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문제 사고와 문제 행동의 변화와 해결이 단약으로 이끄는 것임을.
전주 교도소에서 출소한 이후 단약을 결심했음에도 난 두 번씩이나 좌절했다. 나를 둘러싼 모든 환경은 마약을 알게 된 그이전과 달라져 있었고 나를 둘러싼 인관관계의 대부분은 약과 관련된 인간관계로 포위되어 있었다. 교도소라는 곳은 상상외로 인간관계의 끈끈함을 유지시켜준다. 부부도 함께하지 못하는 하루의 24시간을 교도소에선 동료 선배 후배와 함께한다. 악연도 인연이라는 말처럼 그 인연 때문에 두 번의 옥살이를 더해야 했다. 찾아든 유혹 앞에서 바위 같지 못 했던 내 의지의 박약함을 한탄하면서 말이다. 2005년도에 구속되었을 때 담당검사님의 배려로 치료감호의 기회가 부여되었다. 내가 맞서 싸워야 할 적인 약물의존의 실체를 그 기간을 통해 어느 정도 알게 되었고 단약을 실천하기 위한 기본적인 정보를 습득하였다. 어쩌면 나의 약물의존 잔혹사에서 공주 치료감호소의 최 문희 수간호사 선생님과 유 애순 수간호사 선생님은 어머니에 버금가는 분들이다. 그분들은 열정적인 헌신으로 아직 내안에 조금 남아있었던 보편적이며 본질적인 인간성의 회복에 기폭제의 역할을 다해 주셨다. 국내 유일의 마약류 의존자 전문 치료병원인 국립 부곡 병원에 대한 정보 또한 그곳에서 알게 되었다.
|
HOME l 상담 및 마약류회복 l 마약류 회복관련
